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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 <2> 수입차와 카푸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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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 <2> 수입차와 카푸어족

입력
2013.01.3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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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결산하면서 수입차들은 앞다퉈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2012년 수입차 업체 판매실적'에 따르면 BMW 2만8152대, 벤츠 2만389대, 폴크스바겐 1만8395대, 아우디 1만5126대 등 합계 13만858대가 등록됐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해 무려 24.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차량 한 대에 몇 억이 넘어가는 고급 명차 벤틀리 모터스의 경우 한국에서 2012년 총 135대를 판매했다. 2006년 벤틀리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으로 102대를 판매한 전년 대비 32.4%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배기량별 수입차 등록대수는 2000cc 미만이 6만4638대(49.4%)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했다. 이 수치의 의미는 국내 중형차를 소유하던 사람들이 차의 크기는 낮추고 수입차로 넘어가거나 준중형 차량을 타던 사람들이 수입 소형차로 넘어간 경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의 연령층은 2~30대의 젊은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들이 저축 없이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차에 소비하다 보니 쓸 돈이 그만큼 줄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카-푸어(Car Poor)족'이 된다는 사실이다.

수입차의 판매가 많아질수록 카푸어족 또한 늘어나고 있는데 카푸어족은 왜 생기는 것일까?

바로 할부금 제도와 원금 지불 유예 할부 프로그램 제도 때문이다. 두 제도의 차이는 전자의 경우 선수금을 지불한 후 월 할부 및 이자를 3년 동안 갚아가는 것과 선수금 지불 후 이자만 갚은 후 3년 뒤 나머지 잔금을 치르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첫 차로 아우디 A4 2.0 TDI(4380만원)를 선택했다면 전자의 경우 선수금 1000만원에 3년간 월 75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후자의 경우 차량의 30%인 약 1300만원 정도 선수금을 치른 뒤 월 10만원 정도의 이자만 낸 후 3년 뒤 3000만원을 갚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손쉽게 선수금을 치르면 수입차가 내 것이 된다는 착각에 빠져 일단 산 후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간 수입차 구매를 감당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만 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저축을 할 수 없다 보니 결혼이나 내집마련 등 미래에 대한 준비가 늦어지고, 이어서 '하우스 푸어'로 양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산 넘어 산인 셈이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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