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후보자직에서 사퇴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및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한 명확한 해명도 하지 않은 김 위원장이 과연 위원장으로서 권위를 유지하면서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30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로 정상적으로 출근해 인수위 정무분과의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했다. 인수위원장직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예. 예"라고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7시께 인수위를 나서면서 "위원장직을 유지키로 하셨다는데"라는 질문에는 "앞으로 뭐 밥 먹고 잠 자고 다 하는 거지"라며 답변을 피해갔다.
김 위원장은 당선인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뒤 인수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총리 후보직에서 사퇴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자리에서 인수위원장직을 계속한다는 생각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김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을 계속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냥 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수위의 상당수 관계자들은 "인수위 활동이 이미 절반을 넘어선 상태에서 새 위원장을 뽑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교국방통일분과의 최대석 인수위원의 낙마에 이어 인수위원장까지 사퇴하면 현정부 출범 준비 등과 맞물려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갖가지 의혹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위원장의 영이 서지 않아 인수위 업무 전반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직만 유지한 채 사실상 진 부위원장의 대행체제가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정상적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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