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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스모그 25일째… 숨 못쉬는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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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스모그 25일째… 숨 못쉬는 베이징

입력
2013.01.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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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이 올해 들어 30일 중 무려 25일 동안 잿빛 독성 스모그에 파묻힌 채 숨도 못 쉬고 있다. 중국 전체적으로는 중금속에 오염된 회색 안개가 뒤덮은 지역이 무려 130만㎢에 달한다. 남한의 13배를 넘는다.

30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1~29일 베이징에 스모그가 낀 날은 무려 24일이나 됐다. 이는 1954년 이후 최대다. 스모그는 30일에도 계속됐다. 2008년 올림픽을 개최했던 국제도시 베이징은 '잿빛 스모그의 도시' '구름속의 오염도시'로 전락했다. 신문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가 아니라 너의 손을 잡아도 너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거리'라는 시민들의 조소를 전했다.

문제는 스모그가 단순한 안개가 아니라 중금속 물질로 심각히 오염돼 있다는 점이다. 주중 미국대사관이 발표하는 대기 질 지수는 이날 336으로 '위험'수준이었다. 시 환경감시센터의 지수도 '심각한 오염'을 뜻하는 292를 가리켰다. 12일 일부 지역에서 세계보건기구 허용치(25㎍/㎥ㆍ 지름 2.5㎛ 이하 미세먼지 수치 기준의 40배인 1,00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해 나아진 것이 이 정도다.

이날 약국에선 방진 마스크가 동이 났다. 편의점엔 고가의 외국산 마스크만 팔리고 있다. 공기청정기 가격은 50%나 올랐다. 병ㆍ의원엔 기침과 콧물 등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이어졌다. '베이징 감기'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선 오전에만 수십대의 비행기가 연착 또는 취소됐다. 일부 고속도로들은 봉쇄됐다. 인터넷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스모그와 대기오염 등이 검색어와 화제 순위 1위에 올랐다. 일부 누리꾼은 '공기청결법'을 제정할 것을 호소했다.

시는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는 한편 당과 기관, 기업 등에 공무용 차량의 30%는 운행을 못하도록 하는 긴급대책을 내놨다. 또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중점 관리 기업 103곳에 대해 가동을 잠정 중단시켰다. 먼지를 많이 일으키는 건설 공사장은 일부 폐쇄됐고, 자갈과 흙을 운반하는 차량들도 시내 진입 등이 엄격히 통제됐다. 시 외곽에선 석탄이나 연탄, 갈탄 등을 피우는 것이 금지됐다.

그러나 스모그는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잿빛 스모그가 낀 지역의 면적은 무려 130만㎢나 된다. 환경부는 베이징 외에도 톈진(天津) 스자좡(石家莊) 지난(濟南) 등의 대기가 심각한 오염을 뜻하는 6등급에 달했고, 정저우(鄭州) 우한(武漢) 시안(西安) 난징(南京) 선양(瀋陽) 창춘(長春) 등도 5등급일 정도로 오염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춘제(春節ㆍ설) 때 중국인의 최대 오락인 폭죽놀이까지 금지시켜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춘제 전날 밤 베이징 주요 지역의 오염도는 평소의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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