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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등록금 올리더니 소모성 경비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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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등록금 올리더니 소모성 경비 '펑펑'

입력
2013.01.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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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전국의 사립대들이 회의비 등 소모성 경비로 쓴 돈이 무려 2,20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5개 대학의 경우 등록금 인상액의 2배에 달하는 돈을 소모성 경비로 지출, 이 액수를 절반만 줄였어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아도 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은 대학생들의 촛불시위로 '반값 등록금' 열풍이 불었던 때다.

30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사립대학회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전국 사립대 155곳의 '2011년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들이 업무추진비, 회의비, 행사비 등 소모성 경비에 쓴 총액은 2,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모성 경비는 대학 본연의 업무인 교육ㆍ연구활동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지출이다.

가장 많은 액수를 지출한 대학은 연세대로 104억8,200만원에 달했다. 이 시기 수도권에서 등록금이 가장 비쌌던(869만2,000원) 연세대의 소모성 경비는 학생 1,200명의 등록금과 맞먹는다. 한양대(55억1,800만원), 우송대(47억2,800만원), 경희대(47억1,500만원), 고려대(44억9,300만원), 포항공대(37억6,600만원), 아주대(35억9,400만원), 동국대(35억1,500만원), 남서울대(34억8,700만원), 건국대(34억2,0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연간 793만원으로 사립대 평균(768만6,000원)을 웃돌고, 국ㆍ공립대 평균(443만원)과 비교하면 약 2배에 달한다. 특히 상위 5개 대학이 지출한 총 299억3,800여만원의 소모성 경비는 같은 해 인상한 등록금 추산액 158억7,600만원의 약 2배에 달했다. 대학들이 소모성 경비를 50%만 줄여 예산을 편성했더라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실제 소모성 경비를 줄여 등록금 인하를 실행한 예도 있다. 서울시는 업무추진비, 행사비 등을 감축해 182억원을 마련,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 예산으로 썼다. 학기당 등록금이 200만원 미만으로 공학계열 중 최저인 금오공대도 지난 해 5.1%를 인하한 데 이어 올해는 동결하면서 "소모성 경비를 최대한 절감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성 예산을 감액 조정해 재정난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하는 것 외에 사립대의 소모성 경비의 상한을 규제하거나 세부 내역을 감시할 길은 없다. 과거 교육과학기술부는 '사립대학 예산 편성 및 재정운영 유의사항' 지침을 내려 보내 사립대의 예산 편성을 규제하기도 했으나 2004년 12월 대학 자율화 조치의 일환으로 이 방침을 폐기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소모성 경비는 교육 여건 개선에 필요 없는 돈으로 과다하게 책정되면 등록금 부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대한 줄여 교육여건 개선, 등록금 인하 등에 쓸 수 있도록 교과부가 관리ㆍ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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