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직장 내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과 공공기관 161곳의 명단이 공개됐다. 신한금융지주, KB국민카드, 롯데건설 등 기업이 대다수였고 학교와 공공기관도 있었다. 시민단체가 조사한 적은 있지만 정부 공개는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 919곳(지난해 9월말 기준) 가운데 의무를 이행한 곳은 683곳(74.3%), 미이행 사업장은 236곳(25.7%)으로 이중 161곳의 명단을 30일 홈페이지(www.mw.go.kr)에 공개했다. 의무 사업장이 된 지 1년 이내이거나 현재 설치 중인 곳은 공개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공개 기간은 6개월이다.
사업장 유형별로 보면 기업이 33.7%로 미이행률이 가장 높았다. 대기업 계열사 중 GS리테일, 기아자동차(신하리공장), 롯데건설 등이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고 신한금융지주, KB국민카드, 동부화재 등 금융권 기업도 명단에 들었다. 의무 미이행 사유는 이행 추진 중(28.4%), 보육 수요 부족(25.0%), 장소 미확보(19.5%), 예산 부족(11.4%) 등이었다. 서강대 등 학교(19.8%), 수원지방법원 등 국가기관(15.5%)도 미행률이 높은 편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명단 공개로 직장 어린이집 설치가 확대되고 맞벌이 부모가 쉽게 보육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여성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어린이집을 설치ㆍ운영하거나 민간어린이집에 위탁보육 또는 보육수당(근로자)을 지급해야 한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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