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성장률이 14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실질성장률(잠정치)이 -0.1%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것은 2009년2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해 2분기 1.3%, 3분기 3.1% 등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0월 태풍 '샌디'가 미국 동부 해안을 강타한데다 연초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4분기 성장률이 2, 3분기에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점쳤으나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로이터 통신이나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성장률 예상치는 1.1%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의 연간 성장률은 2.2%로 추산됐다.
4분기 성장쇼크는 정부지출 감소에서 왔다. 정부 지출은 6.6% 감소했는데, 이는 1972년 이후 40년 만에 최저치이다. 특히 국방비 지출이 22%넘게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가져왔다. 유럽 채무 위기와 중국 성장 둔화로 수출도 여의치 않아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내수부문이 성장한 만큼, 전망은 비관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2.2% 늘었고, 기업 설비 투자도 3분기에는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지만 4분기에는 반등했다. 주택 경기도 호전돼 주거용 건축이 15.3% 늘어나는 등 2005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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