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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대학살… 강변서 시신 80여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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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대학살… 강변서 시신 80여구 발견

입력
2013.01.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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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처형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 교외인 부스탄 알 카스르 구역을 끼고 흐르는 쿠웨이크강에서 29일 신원 미상의 20~40대 젊은 남성 시신 80여구가 나왔다고 AFP통신 등이 30일 전했다. 시신은 각각 목과 머리 등에 한 발의 총상을 입었으며 손이 뒤로 묶인 것으로 보아 처형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BBC방송에 따르면 상당수의 시신은 사후 경직 상태였다. 시신의 근육이 수축해 굳는 사후 경직은 죽은 지 3시간 후 일어나 이틀 후 사라진다.

알자지라방송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 아부 사다 대위의 말을 인용해 “탁류가 흐르는 강 속에 잠겨 있을 시신을 합하면 100구가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군 병사 아부 세이프는 “물 속에 30여구가 더 있다”며 “정부군 저격수의 위협 때문에 건지기 어렵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정부는 시신이 반군 점령 지역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근거로 “반군 조직 알누스라전선이 지난 밤 공원에서 처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누스라전선은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 단체로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됐다.

반면 반군은 “정부군이 처형한 후 우리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떠내려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레포 인근은 정부군의 근거지였다가 지난해 7월 격렬한 전투 후 정부군과 반군 점령 지역으로 나뉘었으며 쿠웨이크강은 양측 지역을 모두 지나 부스탄 알 카스르로 흘러 든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특사는 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는 모두의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고 있으며 전례 없이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고 보고하며 “안보리가 당장 대학살을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합법성이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는데도 여전히 강력한 힘을 행사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만이 시리아를 도울 수 있으며 누구보다 안보리가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안보리 차원의 시리아 내전 해법 도출이 1년여간 답보 상태인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등 서방이 시리아 정권 제재를 골자로 한 결의안 초안을 내놓았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발발 후 22개월 동안 사망자는 6만명을 넘어섰다. 시리아를 떠난 난민도 공식 집계된 것만 이달까지 70만명에 달했으며 내전이 종식되지 않는 한 올해 말까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사회는 인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0일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유엔의 시리아 난민 기금 모금 회의에는 60여개국 대표단이 모여 지원 기금을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은 29일 국가 차원에서 1억5,500만달러(약 1,680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3억6,500만달러(약 3,95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 유럽연합(EU)도 1억유로(약 1,450억원)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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