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들의 숙원인 이민법 개혁에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라틴계 유권자가 많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이민개혁에 나설 시점이 됐다. 이민개혁을 끝없는 논쟁 속에 허우적거리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백악관과 의회가 이민법 개혁에 본격 착수한다는 신호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때가 됐다”는 말을 세차례 반복하면서 집권 2기에 이민법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상원의 초당적 개혁안에 뜻을 같이 한다”며 “광범위한 법개정을 위해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상원의 양당 중진들로 구성된 ‘8인 위원회’는 포괄적 이민법 개혁안에 합의했다. 이 위원회가 발표한 초당적 개혁안은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체류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비자 만료로 불법 체류자가 된 경우 신원조사를 거쳐 벌금과 체납된 세금을 내면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임시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혁안의 입법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에서 개혁안에 대한 반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 스미스(공화ㆍ텍사스) 하원의원은 “불법 체류자에게 합법 지위를 주면 시민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