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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쏘아 올린 우리의 나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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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쏘아 올린 우리의 나로호

입력
2013.01.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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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드디어 우주에 올랐다. 세번째 도전 끝의 성공이다. 어제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하늘로 솟구친 나로호는 215초만의 페어링 분리에 이어, 1단 로켓 분리 및 2단 로켓 추진에 성공하면서 발사 453초만에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탑재 위성 분리도 무난히 이루어져 오늘 새벽 4시 이후 대전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와의 첫 교신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대로 위성의 궤도 진입이 확인되면 우리나라는 러시아제 1단 로켓을 쓴 아쉬움은 있지만, 자체 제작한 로켓을 자국 발사장에서 쏘아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 놓은 우주선진국 그룹인 '스페이스 클럽' 회원국 반열에 들게 된다. 스페이스 클럽 회원국은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 등 9개국이며, 지난해 12월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한 북한에 이어 우리나라가 열한 번 째 자격을 갖춘 셈이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험난했던 과정만큼이나 뜻 깊은 의의를 갖는다. 한러 나로호 공동개발사업은 핵심 추진체인 1단 로켓으로 러시아의 '앙가라'를 도입하되, 기술 이전과 국내 조립을 조건으로 했다. 하지만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위반 논란이 불거지면서 러시아에서 완제품을 들여와 쓰는 걸로 바뀌어 기대했던 기술 이전도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2009년 8월 페어링 분리 문제로 인한 1차 실패와 2010년 6월 내부 폭발로 인한 2차 실패는 그러잖아도 악전고투해온 국내 연구진의 사기를 크게 꺾기도 했다. 이번 성공은 무엇보다도 가라앉았던 국내 항공우주개발사업의 자신감을 되살리고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과학기술역량의 집결체인 항공우주개발사업은 국가 신뢰도와 자긍심을 높이는 막중한 효과 뿐 아니라,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연관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거대 산업이기도 하다. 당장 우주레이저 발진기, 적외선센서, 태양전지판, 소형위성용 X대역 송신기 등 국산 우주기술 제품들이 탑재된 나로호만도 수출 증대 등을 통해 최대 약 3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주과학기술의 활용 범위는 기후 예측에서부터 신소재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미래산업의 토대로써 마땅히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나로호와 별도로 'KSLV-2' 계획에 따라 2021년까지 핵심 로켓을 포함한 순수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해 우주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2025년엔 달 탐사 착륙선까지 보내기로 했다. 현재 우리 기술력은 MTCR 등에 따라 연구개발이 제한된 추진 로켓 기술을 뺀 위성체와 탑재체 등에선 선진국 수준을 갖춰 우주 강국의 꿈이 멀지 않다.

차기 정부에선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는 만큼, 대내외의 기술적 정치적 장애를 극복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항공우주개발사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마음을 졸이며 불면의 밤을 보냈을 각 부문 연구진에게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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