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양이가 야생동물의 가장 큰 위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BBC 방송은 스미스소니언 보존생물학 연구소(SCBI)와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고양이에 의해 연간 14억~37억마리의 새와 69억~207억마리의 포유동물이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과학 전문 매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000만~8,000만마리로 추정되는 미국 고양이는 마리당 연간 새 23~46마리, 생쥐 다람쥐 토끼 등 작은 포유동물은 129~338마리를 죽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야생동물이 로드킬(자동차 사고)이나 독극물, 풍력 발전 등 인위적 이유로 죽는 것보다 고양이의 공격으로 죽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고양이의 공격으로 미국 토종 로빈새 등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피트 마라 SCBI 연구원은 “고양이에 의해 죽는 야생동물이 이전 조사 때보다 크게 늘어났다”며 “고양이가 새와 포유동물의 최상위 포식동물이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고양이에 의해 죽는 새의 29%와 포유류의 11%는 떠돌아 다니는 길고양이가 죽인 것이라면서 유기 고양이를 관리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고양이 표본과 21개의 과거 사례를 분석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보고서 결과와 관련해 길고양이 안락사에 반대하는 동물 보호론자와 야생동물을 보호하려면 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환경 보호론자의 논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