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제4차 노동당 세포비서 대회를 열고 당원과 근로자들의 총력 동원 태세를 강조했다고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이 29일 전했다.
23일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채택 이후 외무성, 국방위원회 등 각종 기관의 성명을 통해 미국을 겨냥한 위협적인 언사를 쏟아내던 북한이 이제는 주민들을 향해 전시 체제에 준하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육성 개회사를 통해 "김정일 동지의 유훈에 따라 소집된 뜻 깊은 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당 중앙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당 사업 전반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 것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당 세포비서는 노동당의 말단 조직 책임자로 주민들을 직접 접촉해 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당 세포비서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부에 대한 당의 우위를 강조하는 김 1위원장이 리더십을 과시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맞서 내부 투쟁의지를 고취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이 대회는 그간 1991년 5월, 1994년 3월, 2007년 10월 등 세 차례 열렸지만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축하문을 보내는데 그쳤다.
김기남 당 선전담당 비서는 "경제강국 건설도, 우주정복 투쟁도, 나라의 국방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억제력 강화도 미제를 비롯한 적대세력 책동을 짓부수기 위한 투쟁으로 지향되게 해야 하겠다"며 "당 세포들은 당원 및 근로자들이 군사를 성실히 배워 유사시 전민항쟁에 나설 수 있는 전투동원태세를 갖추며 원군미풍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비서는 이어 "전체 인민이 필승의 신념과 멸적의 투지를 가지고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면 대결전에 떨쳐 나서도록 적극 불러일으켜야 하겠다"면서 "당 세포들 앞에 나서는 과업은 무엇보다 먼저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당과 수령을 결사옹위하는 전위투사로 철저히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부터 이틀째 방송시간을 기존보다 5시간 늘렸다. 김정은 체제의 주요 행사인 당 세포비서 대회를 중계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북한의 전력 사정이 이전보다 다소 나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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