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업무를 담당했던 특별대사가 후임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웠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09년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업무를 맡은 특별대사 대니얼 프라이드가 최근 대사직에서 물러나 국무부 법률고문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는 대사 시절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죄수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거나 제3국으로 보내는 업무를 담당했다.
AFP통신은 “이번 조치로 수용소 폐쇄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의회는 지난해 테러용의자 군 시설 내 무기한 수감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국방예산법을 통과시켰다. 법은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의 미국 및 제3국 송환을 금지해 수용소 폐쇄를 더 어렵게 했다.
국무부의 인사조치는 공교롭게도 9ㆍ11테러를 주도한 테러용의자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 등 4명의 군사법정 예비 청문회가 시작된 날 이뤄졌다.
2002년 쿠바 미국 해군기지에 세워진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외국인 테러용의자 등 700여명이 수감돼 있다. 수감자들에 구타, 물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권탄압 등 파문을 일으켰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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