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서부 니제르가 자국 내 미국의 무인정찰기(드론) 기지 설치 계획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아프리카사령부가 이슬람 반군과 내전을 벌이고 있는 말리 정부군과 프랑스군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에 확산 중인 이슬람 무장단체를 견제하기 위해 말리와 접경하고 있는 니제르에 드론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테러 정책의 우선순위가 중동에서 아프리카로 이동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니제르 정부 관계자를 인용, 마하마두 이수푸 니제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비사 윌리엄스 니제르 주재 미국 대사를 만나 드론 기지 설치 요청을 즉각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슬람 단체들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 향상을 위해 미군의 드론 기지를 허가했다"며 드론 기지가 말리, 알제리, 리비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 아가데즈 사막지대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NYT는 미군이 아프리카 북서부에 마땅한 거점이 없어 리비아 및 말리 내전 중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연계된 무장조직이 알제리 천연가스 생산시설에서 인질 사태를 벌여 미국인 3명을 비롯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자 미군 내부에서 드론 기지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미군이 확보한 공식 기지는 동부 지부티에 있는 캠프 르모니에가 전부다. 말리에서 4,800㎞가량 떨어진 이 기지는 인근 국가인 소말리아와 수단, 아라비아반도의 예멘 등을 드론으로 정찰하고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군은 새 드론 기지에 최대 300명의 병력 및 민간 계약업체 인력을 배치해 정찰 업무에 주력하되 유사시 공습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