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를 로켓에 실어 우주로 발사한 뒤 무사히 귀환시켰다고 이란 정부가 28일 밝혔다. 이란은 이번 로켓 발사에 대해 "우주 탐사 계획의 시작"이라고 했지만 서방은 이 기술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쓰일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 국방부 산하 항공우주국은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원숭이를 실은 로켓이 발사 후 120㎞ 고도까지 비행한 뒤 예정된 시각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란 정부가 로켓 발사 날짜와 장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2020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준비하기 위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로켓 발사에는 미국과 구소련이 1950년대 성공한 가장 초보적인 우주 탐사 기술이 이용됐다. 유인 우주선을 만들기 전 다른 생명체를 우주에 실어 보내 안전한 우주선을 제작할 수 있는가를 살피는 과정이다. 이란은 2011년 이 실험을 했으나 실패한 뒤 이번에 다시 시도해 성공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의 로켓 발사가 우주 탐사를 핑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필요한 기술의 습득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란은 북한과 함께 핵 개발 성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 로켓 발사 성공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싣고 미국 본토까지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로켓 발사와 관련한 이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란의 로켓 발사는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929호를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AP통신은 이란이 로켓 발사를 통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 확보는 물론 체제안정까지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핵 개발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로 국민의 불만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 성공이 국론 단합 및 경제난 극복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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