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밀가루 졸업식은 이제 그만, 우린 소망 뿌려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밀가루 졸업식은 이제 그만, 우린 소망 뿌려요"

입력
2013.01.29 13:49
0 0

"야, 담임 쌤 눈 너무 작게 그린 것 아냐?", "이 정도면 실물보다 더 잘생기게 그렸지"

경기 안산부곡중학교는 다음달 7일 열리는 졸업식을 조금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다. 3년 동안 부모, 형제, 때론 친구처럼 보살펴 준 은사들의 얼굴을 재미나게 그려 전달하는 '선생님 캐리커처'를 선보이기로 했다. 학생들은 졸업식에 앞서 각자 자신들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의 얼굴 특징을 제대로 살려 익살스럽게 그린 캐리커처를 은사들에게 미리 전달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얼굴 표정에 자신들도 몰랐던 별명까지 적혀있는 그림을 받아 든 선생님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이 학교는 국민의례로 시작해 교ㆍ내외 상장수여가 전부였던 졸업식이 아닌 장기자랑과 풍물공연에 이어 치어리더 공연까지 축제를 방불케 하는 졸업식을 열 계획이다.

졸업식 문화가 바뀌고 있다. 매년 졸업시즌 때마다 폭력이 난무하는 졸업식 뒤풀이 행사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경기지역 각 학교들은 다양하고 톡톡 튀는 이색 이벤트를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밀가루 졸업식'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졸업식을 새로운 출발의 장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것이 학생들의 의도다.

수원 선행초등학교는 내달 15일 졸업식에서 전교생 508명의 꿈과 소망을 담은 열기구를 띄우기로 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신문지 크기의 종이 180장에 각자 장래희망이나 서로에게 남기는 덕담을 적어 이를 이어 붙이는 작업을 반복해 대규모 열기구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개근상ㆍ우수상ㆍ봉사상과 같은 틀에 박힌 상장 대신 친구들이 서로에게 '특별상'을 수여하는 학교도 있다. 화성 동화초등학교는 졸업생들이 서로 특기나 장점을 상장에 적어 전달할 예정이다. 상장의 종류도 학생들 스스로 이름을 붙인다. 지난해 졸업식에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엄친아', '1년간 수업 중 농담을 잘해 분위기를 띄운 친구'와 같은 '특별상'이 오갔다. 이 학교는 또 학부모 명예교사가 직접 붓글씨로 졸업생들이게 좌우명을 적어 전달하며, 졸업생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장래 직업을 적은 '간판'을 만들어 졸업식 당일에 모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선생님들이 졸업생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는 학교도 있다. 남양주 덕소중학교 선생님들은 내달 14일 열릴 졸업식을 위해 노래와 춤 연습에 한창이다. 그 동안 아이들의 춤과 노래 실력을 지켜만 봤던 선생님들이 이번에는 졸업생들을 위해 직접 춤과 노래를 하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교복 코스프레로 학교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할 예정이다.

안산 해양중학교는 선생님들이 졸업생들을 일일이 껴안아주는 '졸업 허그'를 준비하고 있다. 또 재학생이 준비한 오케스트라 공연과 함께 전교생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졸업문화를 인권친화적으로 바꾸자는 취지에서 축제형 졸업식을 준비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며 "학생들이 졸업식을 학창시절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