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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무료 광고판' 신세되나

입력
2013.01.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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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경기 용인경전철(18.1㎞)이 삼성 에버랜드의 '광고철'로 전락할 전망이다. 당초 연간 10억 원 정도의 광고비를 받기로 했던 계획도 취소하고 전 차량과 일부 역사까지 에버랜드에 홍보용으로 무상 제공키로 했다.

용인시와 에버랜드는 29일 오전 시청 회의실에서 김학규 시장 등 시청 간부공무원과 에버랜드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경전철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에버랜드 협력사업계획 보고회'를 열었다.

시는 보고회에서 수요 증대를 위해 경전철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지역내 최대 관광자원인 에버랜드와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시가 제공할 인센티브로는 경전철 차량(20량)과 전대ㆍ에버랜드 역사를 3년간 에버랜드에 무상제공하고 전대역ㆍ에버랜드역은 물론 분당선과 만나는 구갈역과 동백역에도 대형 벽걸이 LED 광고판을 설치해주는 방안 등이다.

에버랜드는 이에 따라 경전철 역사에 티켓 발매소를 설치, 영업에 활용하고 자사의 각종 행사와 홍보물을 경전철 차량과 역사 내외부에 무료로 광고할 수 있게 됐다. 에버랜드는 답례로 경전철 이용객을 대상으로 입장권을 10%안팎 할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이 경우 하루 최대 6,200명의 이용수요 증대가 예상돼 연간 40억원 안팎의 추가 수익이 기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1조원의 혈세를 들인 공공시설물을 민간기업의 전용 홍보시설로 무료 제공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 없이 에버랜드에 만 너무 의존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버스이용 단체관광객을 구갈역이나 동백역에서 하차시켜 경전철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루 15만명 정도로 예측된 용인경전철 이용수요가 실제 3만2,000명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적자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에버랜드와 긴밀히 협력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1조32억원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한 용인경전철은 최소수입보장 비율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다 시행사에 모두 7,786억원(이자포함 8,500여억원)을 물어주기로 한 끝에 오는 4월 말 개통한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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