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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가스 누출에 삼성마저 늑장 대처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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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가스 누출에 삼성마저 늑장 대처하니…

입력
2013.01.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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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반도체공장에서 맹독성 물질인 불산이 누출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구미 불산 누출사고로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당하고도 여전히 사업장 내 유해물질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고를 보면 세계 일류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허술한 관리에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불산이 누출됐는데도 소방서 등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사망자가 발생하자 25시간 만에야 통보했다. 사고를 자체 수습하려고 쉬쉬하다가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불산 가스에 누출돼 병원 치료를 받는 등 피해를 키운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인근 라인 근무자들은 대피는커녕 아무 것도 모른 채 일을 계속했다. 본격적인 수리작업 전까지 10시간 동안 유출부위를 비닐봉지로 막아놓은 게 전부였다. 숨진 협력업체 직원은 수리작업 당시 방제복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유독물질 관리 매뉴얼이나 내부 안전규정은 있으나마나였다.

사고가 난 공장은 환경부가 지정한 녹색기업이어서 지자체의 유독물질 지도점검을 받지도 않았다. 구미 불산 사고 발생 후 경기도가 시행한 점검에서는 유독물 안전기준을 잘 지키는 사업장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당국의 점검에서는 예외를 인정받는 혜택을 보고도 자기 감시를 소홀히 한 결과가 이번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관련규정에 허점이 드러난 만큼 전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사고수습 과정에서 보인 행태는 실망스럽다. 이런 일은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상처를 입힌다. 삼성은 국내 최고기업이라는 자만심이 사고를 키우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당국도 사고만 나면 호들갑을 떨게 아니라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도대체 얼마나 큰 사고를 당해 정신들을 차릴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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