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 즉위 33년 만에 물러난다
베아트릭스(75) 네덜란드 여왕이 퇴위한다. 1980년 어머니 율리아나 여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지 33년 만이다. 베아트릭스 여왕은 28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4월 30일자로 왕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여왕은 '국가에 대한 책임이 이제 새 시대의 손에 놓여 있다'며 '여왕이될 수 있도록 국민이 오랜 세월 보여준 신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달 31일 75세 생일을 맞는 여왕은 소탈한 스타일로 국민들의 존경을받아왔다. 마르크 뤼테 총리는 여왕의 퇴위 발표 이후 '여왕은 네덜란드 사회를 위해 온몸을 바쳤다'며 경의를 표했다.왕위는 장남 빌럼 알렉산더르(46) 왕세자가 이어받는다. 조종사 출신인 알렉산더르는 여왕의 대외 활동에 동행해왔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고 있다.올해 왕정 200주년을 맞은 네덜란드에서 남성이 왕위에 오르는 것은 100여년 만이다.여왕이 퇴임을 결심한 것이 개인적 시련 때문이라는분석도 있다. 여왕은 둘째 아들 요한 프리소(44) 왕자가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 휴양지에서 스키를 타다 눈사태로 의식을 잃은 뒤 아직까지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크게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다.베아트릭스 여왕의 퇴위로 네덜란드 왕가에서는 생존 상태에서 왕위를 물려주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베아트릭스 여왕의 할머니 빌헬미나 여왕은 68세(1948년), 어머니인 율리아나 여왕은 70세에 각각 딸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영국 언론들은 자국 왕실과 네덜란드 왕가를 비교하며 관심을 보였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즉위한 지 61년이 됐지만 퇴위 의사를 밝힌적이 없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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