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은 열여덟 살 때인 2007년 전자랜드배 결승전서 이창호를 누르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09년에 후지쓰배 결승전서 또 이창호를 꺾고 우승, 일약 정상급 기사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타이틀 획득 기록이 없다. 그래도 꾸준히 랭킹 10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성적도 46승 28패(승률 62%)로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요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명인전에서도 2008년 36기에서 준우승을 한 이후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변에서 엄청나게 큰 수상전이 벌어졌다. 과연 어느 쪽의 수가 빠른 것일까. 생각보다 까다로운 형태여서 아마추어 수준에서는 웬만한 강자라도 쉽사리 정답을 찾아내기 어렵겠지만 두 선수 같은 정상급 고수들에게는 사실 이 정도 수읽기야 거의 기본이다.
백홍석이 가만히 1로 꼬부린 게 수상전의 급소다. 이후에는 흑백 모두 달리 변화할 여지가 없다. 백이 수상전을 계속하려면 일단 10으로 치중해야 하지만 다음에 1부터 11까지 외길수순을 거쳐서 결국 백이 한 수 늦은 패가 됐다. 상변 백이 이대로 죽는다면 흑의 승리가 거의 확실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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