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과 말리 정부군이 10개월간 반군 통치 하에 있던 문화 유적 도시 팀북투를 탈환했다. 이 과정에서 반군이 희귀 문헌 자료가 보관된 고문서보관소를 태워 "인류 유산을 파괴했다"는 공분이 일고 있다.
프랑스군과 말리 정부군은 28일 반군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말리 북부 팀북투의 통제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반군의 엄격한 율법 통치에서 벗어난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이들을 환영했다.
하지만 반군이 퇴각하며 중세 문헌 자료가 보관된 아베드바바센터에 불을 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센터는 팀북투가 서아프리카의 종교·문화·경제 중심지였던 13~16세기 서적과 문서 6만~10만점을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분야는 천문학, 문학, 의학, 이슬람 법규, 국제 관계 등 광범위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 자료가 "아프리카의 지적 유산이 서구에 못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미국 라이스대의 더글라스 박 교수는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소실 이후 가장 큰 아프리카 문헌 자료 손실"이라고 개탄했다.
팀북투는 중세 유적이 잘 보존돼 198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지만 반군은 지난해 4월 이곳을 장악한 뒤 유적을 잇따라 훼손했다. 반군은 우상 숭배를 없앤다며 이슬람교 종파인 수피교 사원과 성인 묘역 등을 훼손해 유네스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으로부터 규탄을 받았다. 프랑스군과 말리 정부군이 팀북투로 진격할 때도 반군과 충돌 과정에서 도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제 아프리카군이 테러리스트로부터 자신들의 지역을 되찾는 일을 맡아야 할 때"라며 프랑스 병력의 철수를 시사했다. 따라서 향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아프리카군 투입이 가속화하고 이에 대한 서구의 병참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연합(AU)은 28일 폐막한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군은 4억6,000만달러 예산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중 5,00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영국은 아프리카군 훈련을 돕기 위해 비전투 병력 200명 파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말리 정부의 재정 안정을 위해 구제금융 1,840만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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