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은 늘 권리만 알고 의무는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변화의 길목에 서있는 우리는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까지도 잘 인식해야 해요.”
인권변호사 출신 박원순 서울시장과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만났다.
29일 오전 서울시청 6층 시장실을 방문한 수치 여사는 박 시장에게 “나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아닌 민주화를 위한 일꾼이 되길 희망했다”며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권리와 의무 간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저와 여사는 특히 인권이라는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유사점이 있는 것 같다”며 “여사의 국가 재건 노력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수치 여사는 또 “우리는 지난 20년간 민주화를 추구해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격려 덕분에 반드시 민주화를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울시와 수치 여사의 고향인 양곤시간 교류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시장은 “몇 달 전 양곤시장과 만나 서울-양곤 간 도시계획과 상하수도, 지하철 등 도시기반시설 분야 교류에 대한 논의한 바 있다”며 “서울시는 양곤시에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도 “서울시는 아직도 외국의 다른 도시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남아 있다”며 “몇 달 전 유럽도시를 방문해 더욱 지속가능한 교류협력관계를 유지·발전하기 위해 논의했다. 양곤시와도 그런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환담 후 신청사 지하1층에 위치한 시민청을 둘러봤다. 이날 수치 여사를 보기 위해 100여 명의 시민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다. 특히 민주화 운동으로 박해를 받자 일본을 통해 2007년 한국으로 망명한 미얀마 출신 마웅마웅 탄(42)씨가 모습을 나타내 주목받았다. 탄씨는 “수치 여사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주셔서 고맙다. 국내에 있는 미얀마 교민들을 대신해 여사를 응원하러 왔다”며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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