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이 13개월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종전 2개층 671석에서 3개층 1004석의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소극장으로 가기에는 크고 대극장에 올리기엔 부담스런 규모의 오페라나 연극, 뮤지컬, 무용 공연에 두루 적당한 크기다.'CJ토월극장'이라는 새 이름으로 내달 19일 다시 문을 연다. 총 공사비 270억원 중 국고 지원 100억원과 예술의전당 자체 예산 20억원을 뺀 나머지 150억원을 CJ주식회사가 지원해 극장 이름에 포함됐다.
예술의전당은 새 단장을 마친 CJ토월극장 내부를 29일 언론에 공개했다. 첫 인상은 전보다 훨씬 넓고 부드럽다. 직선으로 꺾었던 좌석 배치를 둥글게 휘고 난간도 곡선으로 처리했다. 무대 끝에서 3층 객석 맨 끝줄까지 거리는 23m로, 맨 꼭대기에 앉아도 배우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 무대가 잘 안 보이는 자리를 종전 12%에서 5%로 줄이고, 극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원형 계단을 만든 것도 관객들이 반길 만한 변화다. 예전에는 멀리 떨어진 계단으로 올라와서 한 바퀴 돌아야 입구가 나왔다.
무대기계, 조명, 음향 등 무대 설비는 최신식으로 싹 바꾸어 조작이나 활용이 더 정확하고 수월해졌다. 조명이나 무대막을 거는 장치인 플라이 바는 자동ㆍ수동 혼합형 48조에서 전자동 55조로 늘리고, 오케스트라 피트는 32명이 들어가는 35㎡에서 45명이 들어가는 53㎡로 넓혔다. 플라이 바가 많으면 무대 전환을 더 다양하게, 더 빨리 할 수 있다. 무대 한복판에서 솟아오르는 작은 무대, 빙글빙글 돌면서 앞으로 나오는 회전무대는 토월극장에 없던 장치인데, 소음 없이 빠르게 움직인다. 종전에는 포켓(가려진 무대)이 주무대 뒤와 오른쪽에만 있었으나 리모델링을 하면서 왼쪽으로도 70㎡의 공간을 마련해 세트를 이동하거나 무대를 연장해 쓸 수 있게 됐다. 음향도 개선했다. 무대 전면 천장에 음향반사판을 달고, 객석 좌우로 커튼처럼 내리고 걷을 수 있는 흡음 배너 14개를 설치해 공연에 따라 1.47초에서 1.27초까지 잔향을 조절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은 "CJ토월극장 공연의 절반은 연극과 무용에 주고, 뮤지컬은 전체의 40%를 넘지 않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개관 기념작은 2월 19일 개막하는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다. 이후 국립현대무용단의 '벽오금학', 국립극단의 '안티고네', 톨스토이 소설을 각색한 연극 '부활', 한일 합작연극 '아시안 온천'등이 준비돼 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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