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팬의 눈과 귀가 31일 오전 4시5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 집중된다.
차원이 다른 득점력과 개인기로 '축구의 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26ㆍ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ㆍ레알 마드리드)가 2013년 들어 처음으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축구뿐 아니라, 정치ㆍ역사적으로 원한 관계가 깊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승부는'엘 클라시코(El Clasico)'로 불린다. 모든 종목을 통틀어 세계 최고의 앙숙 대결이다.'엘 클라시코'는 2009~10 시즌부터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2009년 6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부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날두와 메시의 '세계 최고수 쟁탈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12~13 시즌 들어서 네 번째 맞대결이다. 승부의 추는 한쪽으로 기울어짐이 없다. 1승1무1패의 호각지세, 거기에 더해 메시와 호날두는 3경기에서 나란히 4골을 터트렸다.
외나무 다리 승부다. 이날 승부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을 가리는 2012~13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4강 1차전이다. 2차전이 남아 있지만 홈 앤드 어웨이에서 첫 번째 승부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해 들어 첫 맞대결에 앞서 메시와 호날두는 입신의 경지에 오른 결정력으로 득점포 예열을 마쳤다. 호날두는 27일 헤타페와의 2012~1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10분 만에 '퍼펙트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축구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모든 수단, 즉 왼발-오른발-헤딩으로 골을 넣는 것을 '퍼펙트 해트트릭'이라고 부른다.
메시는 28일 오전 열린 오사수나와의 라리가 홈 경기에서 4골을 터트리며 호날두의 '퍼펙트 해트트릭쇼'에 응수했다. 이 경기 전까지 라리가 통산 198골을 기록 중이던 메시는 전반 28분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정규리그 200골 고지에 올라섰다. 만 25세 217일 만에 200골 고지에 오른,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객관적 전력에선 바르셀로나의 우위가 점쳐진다. 바르셀로나는 부상병 없이 베스트 전력을 풀가동할 수 있다. 오사수나전에서는 2010~11 시즌 맹위를 떨쳤던 M(메시)-V(비야)-P(페드로) 라인이 오랜만에 가동돼 맹위를 떨쳤다. 부상 후유증과 이적설로 컨디션이 떨어졌던 비야가 메시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부활 전망을 밝혔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이케르 카시야스, 세르히오 라모스, 페페, 디마리아, 코엔트랑 등이 부상과 징계 등으로 31일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그러나 호날두는 팀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결장 선수가 많다는 것은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고 필승 의지를 불살랐다. 지난 9일 2012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또 다시 메시에게 내준 호날두에게는 설욕전의 의미가 담긴 한판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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