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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깜짝 앙코르'로 유쾌한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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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깜짝 앙코르'로 유쾌한 굿바이

입력
2013.01.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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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듀오 리사이틀. 두 번째 앙코르 곡을 연주하기 직전 임동혁이 객석을 향해 입을 열었다. "용재가 오늘 피아노 데뷔 무대를 갖습니다." 두 사람은 한 대의 피아노에 나란히 앉아 라흐마니노프의 '이탈리안 폴카'를 들려주었다.

#18일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신년 연주회의 앙코르 무대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생일 파티로 꾸며졌다. 정 감독은 자신 몰래 단원들끼리 연습한 앙코르 곡인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파랑돌'을 들으며 겸연쩍어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이 환성과 박수를 계속 보내 퇴장한 출연자를 무대 앞으로 다시 불러 세우는 것을 커튼콜이라고 한다. '다시 한 번'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앙코르는 거듭되는 커튼콜로 추가 연주를 청하는 청중의 요구나 이에 응하는 연주곡을 말한다. 보수성 강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최근 젊은 연주자를 중심으로 이벤트 성격이 강한 앙코르 곡 연주가 늘었다.

▲앙코르곡으로 연탄곡 인기

최근 의외의 연탄(連彈ㆍ한 대의 피아노를 두 명의 연주자가 함께 치는 것) 연주로 관객을 놀라게 한 연주자들이 많았다. 지난해 11월 첫 내한 공연을 가진 루마니아 출신의 거장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는 협연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았던 이대욱 한양대 음대 교수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연탄곡 '군대행진곡'을 연주했다.

젊은 클래식 연주자 그룹 디토의 멤버들이 참여한 지난 연말 무대에서도 앙코르곡으로 연탄곡이 잇달아 연주됐다. 리처드 용재 오닐과 임동혁의 듀오 리사이틀에서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에 열린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공연에 참여한 피아니스트 지용은 유키 구라모토가 연탄으로 편곡한 '슬레이 라이드(Sleigh Ride)'를 함께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장일범씨는 "앙코르 무대는 연주자가 일부러 동작을 크게 하거나 성악가와 반주자가 역할을 바꿔 보는 등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허용되는 공간"이라며 "음악가가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지혜를 발휘한다면 독특한 재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단골 앙코르곡은 춤곡과 서곡

앙코르 여부와 곡의 수는 미리 정해져 있다. 자주 연주되는 앙코르 곡도 있다. 오케스트라 공연 후에는 짤막하면서 친숙한 춤곡이나 서곡이 주로 연주된다. 신년 음악회에서 연주되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대표적인 예다. 비엔나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서 지휘자가 관객을 바라보며 지휘하고 관객이 박자 맞춰 박수치는 걸로 유명한 곡이다. 이달 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주빈 메타)의 신년 음악회에서도 같은 광경이 연출됐다.

'아리랑'도 특별한 뜻을 담은 연주회에서 자주 연주되는 앙코르곡 레퍼토리다. 지난해 6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구자범)의 '외국인 노동자 초청 음악회'와 8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정명훈)의 '북한 어린이를 위한 자선음악회'에서 앙코르곡으로 연주됐다.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남성 성악 앙상블 '우주호와 음악친구들'이 공연마다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넣는 곡도 아리랑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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