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북한 지도를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종래엔 도시명 정도만 있었지만, 새 지도에는 작은 도로이름에 호텔 대학 체육관 등 주요시설의 이름까지 상세히 표시됐다.
구글은 29일 “오랫동안 지도 정보를 얻기 힘든 지역 중 하나였던 북한의 지도 서비스가 새롭게 제공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구글 지도 사이트(maps.google.co.kr)에 나오는 새 북한 지도는 인공 위성에서 내려다 본 실제 사진과 평면지도 등 두 가지다.
가장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는 곳은 평양. 혁신거리, 주체사상거리, 청년거리 등 거리명과 정주영체육관, 류경호텔, 김일성종합대학 등 주요 건물 등이 자세하게 표시되어 있다. 다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1호 청사나 당 핵심 관료들이 모여 사는 은덕촌, 인민무력부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건물들은 위성사진으로는 볼 수 있으나 지도에는 표시 되지 않았다. 또 평양 이외 원산 등 다른 지역은 지도에 표시되는 내용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구글측은 이 북한지도가 네티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구글의 지도는 지도제작 사이트인 ‘맵 메이커(www.google.com/mapmaker)’를 통해 제작되는데, 구글이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불러와 여기에 네티즌들이 알고 있는 도로명, 건물 위치와 이름 등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표시된 정보는 구글의 맵 메이커팀이 문헌이나 언론보도 등 각종 자료들을 참고로 사실 여부를 확인, 신빙성이 있을 때에만 지도에 노출시킨다. 구글 관계자는 “북한 지도도 네티즌들이 2008년부터 맵 메이커를 이용해 꾸준히 만들었고 어느 정도 내용이 축적됐다고 판단돼 이번에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 따르면 북한 지도 제작에는 미국인 한국인 등 다양한 국적의 네티즌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여행했거나 연구한 사람들 혹은 탈북자들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으로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경로로 북한관련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것과 관련, 새 지도서비스를 방북성과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구글 측은 이를 부인했다.
구글측은 네티즌들이 맵 메이커를 통해 정보를 계속 입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좀 더 자세하게 갱신된 지도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을 다녀 왔거나 탈북자 등 비교적 북한 지리를 자세히 아는 사람들이 구글의 맵 메이커를 이용하면 지속적으로 내용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실향민이나 북한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