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공세로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조정 되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13개 주요 상장사 가운데 82곳(72.6%)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해 말에 비해 낮아졌다.
일본과 경쟁하는 자동차, 정보통신(IT), 석유화학 업체들의 조정이 두드러졌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2조3,38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2조745억원으로 낮췄다. 한 달 사이 11.3%나 줄어든 것.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해 말 1조1,261억원에서 1조119억원으로 9.4% 하향됐다. 현대모비스 역시 7,768억원에서 7,489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엔화 가치는 하락하고 원화 가치는 상승해 지난 4분기 때보다 올 1분기 환율 상황이 더 안 좋다”고 설명했다.
IT업종도 예외가 아니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만에 무려 43.54% 급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조건들이 같다고 보면 원화의 가치가 10원 상승할 때 연간 200억~3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1분기가 비수기인 점과 LG디스플레이의 대량 납품처인 애플 판매량 부진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21.49%), SK하이닉스(-12.68%), 삼성SDI(-9.15%) 등도 마찬가지로 하락폭이 컸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28일 201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91엔대를 돌파했고, 29일 90.665엔으로 마감하면서 엔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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