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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노동자 잡는 '패스트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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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노동자 잡는 '패스트 패션'

입력
2013.01.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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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는 최근 두 달 동안 의류공장 18곳에서 불이 났다. 수도 다카 인근의 스마트 의류공장에서도 26일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 10대를 포함해 여성 노동자 7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지난해 11월 25일에는 타즈린 공장에서 불이 나 112명이 사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 "최신 패션의 유행은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소비 주기가 짧은 패스트 패션을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파즈룰 호크는 "디자인은 쉴새 없이 바뀌는데 납품일자나 선적일자는 촉박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두 달 전 3만여벌의 바지 벨트 고리 디자인을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선적일자를 맞추기 위해 공장 노동자 수백명이 수당 없이 초과근무를 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이들의 월급은 37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의 선두주자인 자라, H&M 등은 최근 10년간 연 4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스콧 노바 노동자권리연합(WRC) 이사는 "소비자들이 패스트 패션을 요구한 게 아니라 의류업체들이 이윤을 내기 위해 판매 기간이 짧은 패스트 패션을 만들었다"며 "의류 수를 줄이더라도 소비자들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RC는 향후 5년간 30억달러를 투자해 옷 한 벌당 노동자 안전비용 10센트씩만 의류업체들이 지불해도 노동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의류생산량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으며 미국과 유럽 등에 매년 100억달러 어치의 의류를 수출하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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