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나씨가 제출한 원정대 참여 지원서는 근성과 진정성으로 가득 했어요. 초보 산악인에겐 버거울 수 있는데,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김창호씨)
“첫 원정등반이 에베레스트라 쉽지 않겠지만, 팀의 막내로서 제 몫은 꼭 하고 싶어요.”(전푸르나씨)
20년 차이 대학 선후배가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다.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88학번 산악인 김창호(44)씨와 20년 후배인 같은 대학 물리학과 4학년 08학번 전푸르나(24ㆍ여)씨다. 이 대학 산악부 출신인 둘은 팀원 3명과 함께 3월 15일쯤 에베레스트로 떠날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네팔에 남은 가장 높은 미등정봉 ‘힘중(7,140m)’을 등반, 산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황금피켈 아시아상’을 받았다. 계획대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반에 성공하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무산소 히말라야 14좌 등정 기록을 세우게 된다. 세계에선 14번째다.
그런 김씨가 초보 산악인 전씨와 팀을 이룬 건 지난 연말 대학 동아리 송년모임에서다. 김씨는 “후배 육성 차원에서 20대도 에베레스트 등반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며칠 뒤 푸르나씨가 지원서를 들고 찾아왔다”며 “열정도 가득하고 자기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어 합류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 팀의 목표는 무산소ㆍ무동력 등반이다. 베이스캠프까지 차로 이동하는 일반 원정과 달리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원정경로부터 특별하다. 인도에서 카약으로 갠지즈 강의 지류인 후글리 강을 거슬러 오른 뒤(5일ㆍ150㎞), 사이클 타고 네팔로 넘어간 다음(15일ㆍ1,000㎞), 걸어서 베이스캠프(15일ㆍ150㎞)에 도착, 정상에 오른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팀원들은 현재 주말마다 수십 ㎏되는 짐을 메고 산행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경기 가평 청평호에서 카약과 사이클 연습도 할 예정이다.
전씨는 “산악부에서 도봉산, 북한산 암벽 등반은 매주 했지만 해외원정 등반은 처음”이라며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부담되지만 많은 경험 속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 같아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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