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 차고지 화재 사건 피의자인 해고 기사 황모(45)씨가 28일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버스 차고지에 불을 질러 버스 38대를 태운 혐의(방화)로 이날 황씨를 구속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황씨는 사건 발생 당일인 15일 오전2시45분쯤 자신의 마티즈승용차로 버스 차고지 인근 도로에 도착, 휘발유가 담긴 4ℓ 크기의 흰색 통을 들고 차고지에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 이날 황씨의 행적은 불을 지른 장면만 빼고는 곳곳의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황씨가 불을 지르는 과정에서 오른쪽 눈썹과 머리카락, 손등의 털 등 신체 오른쪽 체모가 열에 의해 변형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황씨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자신이 수사 대상자에 오르자 자신의 컴퓨터를 포맷하고 휴대폰 사진들을 삭제했으며 자신 소유 차량에 장착된 네비게이션 메모리칩도 제거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황씨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복원, 포털사이트에 ‘숭례문 방화범 처벌’을 검색한 기록을 확보했다.
그간 범행을 강력 부인하던 황씨지만 결국 경찰이 확보한 물증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황씨는 “해고 과정에서 회사 측과 지속적인 갈등이 있어 불을 지르게 됐다”며 “불을 냈다고 인정하는 게 무서웠지만 거짓말을 하면서 가슴 속에 안고 사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자백했다. 황씨는 지난해 6월 보행자를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로 8월 해고 됐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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