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의 페이스북에는 일명‘박스녀(사진)’가 있습니다. 롯데닷컴 마케팅실 소속인 그녀는 회사 페이스북 공식 운영자인데, 여느 회사의 운영자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얼굴이나 실명을 공개하는 대신 배송박스를 뒤집어 쓴 자기의 모습을 사진 찍어 매일 올리고, 박스에 다양한 감정을 나타내는 눈 모양을 붙여 표정에 변화를 주며 그날 그날 기분을 드러내곤 합니다. 그러면서 회사 기획전이나 상품 정보를 재치 있는 입담을 곁들여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에너지 음료를 들이키고, 휴가간 동료를 부러워하는 직장인의 일상생활을 전달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3만5,000여명의 팬을 확보, ‘페북 스타’로 발돋움했습니다. 롯데닷컴 측은 “고객들이 박스녀를 롯데닷컴의 대표로 인식하면서 홈페이지보다 페북이 고객과의 소통의 창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박스녀처럼 회사를 대표하는 소셜캐릭터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 페이스북도 그렇습니다. 물론 여기서는 박스녀 대신 아예 인형 옷을 뒤집어 쓴 ‘태양이’라는 캐릭터가 활동하고 있고요. 외국 주류업체인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보드카 앱솔루트 페이스북은 반말하는 운영자로 유명합니다. 팬들을 모두 친구라고 부르며 각종 미술, 맛집 정보는 물론이고 칵테일 만드는 법 등을 반말로 소개하는 식입니다.
페이스북과 오프라인 행사를 연계한 기업도 있습니다. 무려 56만명의 페이스북 팬을 확보한 도미노피자의 경우 전세계 도미노피자 페이스북에서 동시에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피자를 가져가면 50%할인해 주는 쿠폰 행사를 벌여 큰 호응을 얻기도 했죠.
페이스북이 이처럼 중요해지자, 롯데그룹, 이랜드그룹, 스킨푸드 등 그동안 SNS활용에 소극적이던 업체들도 달라졌습니다. 올해부터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1개월 만에 1만명 이상 의 팬들을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가 있지만 빠르게 정보를 알리고 또 고객의 반응에 대응하기엔 SNS만큼 좋은 수단이 없기 때문이죠.
업계에선 페이스북 팬이 2만명은 넘어야 쌍방향 의사소통과 입소문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일단 이 정도만 되면 파급 효과는 홈페이지나 트위터 등에 비할 바 없이 크다고 합니다. 개인간의 강한 연대와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페이스북의 특성 덕분인데요. 이 때문에 앞으로 페이스북을 활용한 기발한 마케팅 기법들이 속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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