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한파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세계 게임 시장에도 경기침체의 맹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통의 PC게임과 콘솔게임(게임기를 이용하는 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개발업체 THQ와 아타리 등이 잇따라 파산보호 신청을 하거나 회사를 매각했다. 경기 침체로 매출자체가 부진한데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게임시장의 주도권이 점차 모바일 쪽으로 넘어가면서 PC와 콘솔게임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등과 함께 세계 메이저 게임개발업체인 THQ는 지난달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으며, 지난 24일에는 결국 회사가 끝내 여러 개로 쪼개져 매각됐다. 1989년 설립된 THQ는 액션게임 '세인츠로''워해머'시리즈를 가정용 게임기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360'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3', PC용으로 개발해 전세계에 판매했다.
그러나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 대응이 늦어지면서 THQ는 2011년 2,800억원의 적자를 내 지난해 대대적 구조조정까지 실시했으나 끝내 위기탈출에는 실패했다. THQ는 개발팀별로 미국과 일본 게임업체인 유비소프트, 세가, 테이크투 등에 분할 매각됐다.
콘솔게임의 상징인 아타리도 지난 23일 프랑스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설립 41년 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1972년 설립된 아타리는 1970년대 큰 인기를 끈 '벽돌깨기'게임을 개발한 업체로, 애플 설립자인 고 스티브 잡스가 사원으로 첫 직장 생활을 한 곳이기도 하다.
아타리는 자체 개발한 가정용 게임기 '아타리 2600'과 '아타리 5200'으로 1980년대 초반까지 크게 성공했으나 이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해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08년 아타리를 인수한 프랑스의 인포그램은 앞으로 미국 법인 등을 매각하고 모바일 게임 개발로 방향을 바꿔 아타리의 회생을 시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개 이상의 게임을 갖고 있는 아타리의 몰락은 충격적"이라며 "세계 경기 침체로 PC와 게임기용 게임이 잘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 대응이 늦은 아타리의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