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이 중소기업인들에게 뽑아주겠다고 약속한 '손톱 밑 가시'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박 당선인이 경제분과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손톱 밑 가시'들은 ▲대형유통업체들의 과도한 판매수수료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해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피터팬 신드롬 ▲1,2,3차 협력업체별 맞춤형 지원 등이다.
백화점 대형마트의 납품ㆍ입점업체에 대한 과도한 판매수수료는 이미 현 정부에서 몇 차례 '반 강제인하'가 취해졌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에도 없던 사안. 하지만 박 당선인은 "납품업체 사장님을 만났는데 백화점이 판매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 가고, 판촉행사비와 광고비도 전부 전가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며 이 문제를 새로 거론했다. 아울러 업종별로 판매수수료와 판매장려금을 공개하는 등 다각적인 개선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따라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해 또 한번 대대적 수수료인하 드라이브가 재개될 전망이어서, 대형유통업체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도 거론했다. 박 당선인은 "30년 이상 동네에서 빵집을 운영했던 분하고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대기업은 아주 대량 생산을 하기 때문에 도저히 경쟁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정부에서 시작됐다가 사실상 흐지부지되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가 새 정부 출범 후 내실을 강화하는 쪽으로 재정비될 전망이다.
'피터팬 신드롬 없애기'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중견기업 업무가 중소기업청으로 일원화됨에 따라 '중소-중견기업 정책패키지'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도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말해 중견기업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수준의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경우 중소ㆍ중견기업이 가업 승계의 걸림돌로 지적된 상속세의 과세표준 공제 범위(300억원 한도에 70%)를 최대 500억원 한도에 100%까지 확대하는 안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그 보다 여건이 더 힘든 2ㆍ3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할 때도 1차 협력사와 2ㆍ3차 협력사 간의 거래 내용을 반영하고 대기업이 2ㆍ3차 협력사에 투자할 경우 세제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정책 역시 1차, 2차, 3차 협력업체별로 여건이 다른 만큼 획일적 지원이 아닌,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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