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달아나 대표적 해외도피사범으로 꼽혔던 거평그룹 나모(52) 전 부회장이 14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과 공조 수사를 통해 나 전 부회장을 지난해 10월 불법체류 혐의로 현지에서 체포, 2월 중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나 전 부회장은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의 조카로 1998년 한남투신을 인수한 뒤 그룹 계열사에 2,900억여원을 부당 지원하는 등 회사에 4,0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1999년 4월 미국으로 달아났다. 그는 캘리포니아주에 자녀 명의로 대저택을 매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승렬 전 회장은 2004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2010년 1월 출범한 대검 국제협력단은 HSI를 비롯해 중국 공안부, 캐나다 국경관리국 등 16개국 21개 법집행기관과 협약을 맺고 지금까지 국외도피사범 18명을 추적, 검거했다. 이들 기관과의 공조수사는 외교 라인을 통하는 범죄인인도조약 등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빠르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를 통해 최근 300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달아났던 최원영 전 경원대 이사장, 수백억원을 횡령해 캐나다로 도주했던 백종안 전 대한은박지 대표, 수백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했던 전 코스닥업체 대표 조모씨 등의 신병을 넘겨받아 기소했거나 수사 중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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