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 노숙자를 수억 원대의 생명보험에 가입시킨 뒤 살해한 3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사망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노숙인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김모(37)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3일 새벽 1시30분쯤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의 한 공원 벤치에서 노숙자 임모(41)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빚 보증 등으로 1억 원의 부채가 있는 김씨는 지난달 보험설계사를 하는 지인으로부터 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보험 수익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범행대상을 찾던 중 안산 중앙역에서 노숙하던 임씨를 발견하고 지난 3일 2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하게 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임씨에게 수시로 밥과 술을 사주며 친분을 쌓았고 말소된 주민등록도 친구 집으로 재등록 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살해방법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사람이 배에 칼을 맞으면 몇 분 안에 사망하는지', '무면허사고로 사망하면', '자동차매연중독' 등을 검색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지난 19일에는 임씨를 계단에서 밀어 보험 지급 여부를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전과 16범인 김씨는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법무부가 지원하는 월세 2만7,000원짜리 다세대 주택에 살면서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등 허세를 부리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임씨가 숨지기 전 거액의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 수익자인 김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안산=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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