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가 미국이 자국 명칭을 버마로 부른 데 항의했다.
미얀마 외무부는 26일 성명에서 “미국 대사관이 보도자료에서 유엔과 전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국호(미얀마)를 쓰지 않고 ‘버마’ ‘버마 정부’ ‘버마 군부’ 등의 용어를 사용한 것에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은 최근 정부군이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 반군을 공격한 것을 비판하면서 ‘버마 정부’라는 표현을 썼다. 외무부는 이에 항의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방문 당시 ‘버마’ 대신 ‘미얀마’라는 호칭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미얀마를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는 미얀마라는 호칭을, 같은 날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와 만난 자리에서는 버마라는 호칭을 썼다.
버마는 1989년 군사 정권이 들어선 이후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를 청산한다’는 이유로 국호를 변경하면서 미얀마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독재 군사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버마라는 명칭을 고수했지만 2011년 민선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호는 예민한 외교 문제가 됐다. 2010년 미얀마를 방문했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당신 정부’ ‘여기’ 등의 에두른 표현으로 국호 언급을 피하기도 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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