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기장'을 교체한 뒤 3경기 만에 모처럼 날개를 활짝 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신영철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전격 경질된 데 이어 23일 현대캐피탈과 프로배구 통산 최장시간(2시간35분) 혈투 끝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극도로 침체됐다.
대한항공은 그러나 2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NH농협 V리그 남자부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3-0(25-20 25-18 25-23)의 완승을 거두고 반전에 성공했다.
3연패에서 탈출해 9승9패(승점 30)가 된 대한항공은 LIG손해보험(10승8패ㆍ승점 30)과 승점은 같지만 다승에서 밀려 4위에 자리했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2연패에 빠져 5위(승점 23)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반드시 경기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대한항공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이는 한판이었다. 주장 김학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대한항공은 팀 내 최고참 이영택부터 리베로 최부식, 외국인 선수 마틴까지 경기 내내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승부처는 1세트였다. 대한항공은 평소 퀵오픈 공격을 주로 이용했던 것과 달리주공격수 김학민의 이동 공격과 중앙 후위 공격을 적극 사용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대한항공은 시소게임을 펼치던 1세트 막판 20-18에서 김학민의 시간차 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히며 21-18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마틴의 후위 공격이 폭발하면서 25-20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살아난 대한항공은 2세트도 25-18로 따냈고 마지막 3세트 24-23에서 김학민의 시간차 공격이 성공, 대미를 찍었다.
김학민은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14득점(공격 성공률 50%)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고 마틴도 양 팀 최다인 20득점(블로킹 2개 포함)으로 힘을 보탰다. 러시앤캐시는 다미가 12점, 공격성공률 44%로 부진하면서 완패를 면치 못했다.
사령탑을 맡은 뒤 첫 승을 거둔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대행은 "상대에게 강서브가 아닌 목적타로 리시브를 흔들고 김학민에게 이동공격을 주문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학민은 "어느 때보다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 동안 중요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어서 선수들에게 편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선두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에 3-0(25-16 25-22 30-28)완승을 거뒀다. IBK기업은행 알레시아는 블로킹 4개를 포함, 양 팀 최다인 29득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IBK기업은행(17승2패ㆍ승점 50)은 2위 GS칼텍스(승점 34)와의 격차를 16점차로 벌렸다.
인천=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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