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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오멸 감독 "4·3과 관련있는 미국서 상 받아 반갑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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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오멸 감독 "4·3과 관련있는 미국서 상 받아 반갑고 고마워"

입력
2013.01.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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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ㆍ3은 한국사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사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야기지만 묻혀있던 역사였다. 4ㆍ3과 밀접하게 연결된 미국에서 영화를 상영할 수 있었고, 또 그들이 '지슬'을 인정해줬다는 것이 무척이나 반갑고 고맙다."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지슬'의 오멸(42) 감독은 27일 전화를 통해 "미군정이 개입된 제주 4·3을 다룬 영화가 미국에서 상을 받아 더 뜻 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26일 열린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고 하루 전날 귀국한 감독은 "더 있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돌아왔다. 그쪽에서 정해준 스케줄은 어제까지였다. 샌댄스는 미리 정보를 전혀 주지 않아 수상여부를 가늠할 수 없었다. 30일 로테르담으로 또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감독은 "(이번 수상에는) 개인의 힘이 아니라 하늘의 힘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제주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전해진 것 같다. 죽은 자들의 바람이었고 너무나 큰 슬픔이 묻혀버려서 하늘에 가 닿은 듯하다"고 답했다.

영화제에서 '지슬' 상영 현장을 지켜봤던 감독은 "상영관을 나서며 우는 관객도 많이 봤다. 울먹이던 중년 여성이 저를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하고 반가워했다"고 전했다.

제주 토박이로 제주 관련 영화만을 고집해온 그는 "제주는 제가 살고 있는 곳이자 제가 잘 알아야 하는 곳이다. 개인적으론 보물창고 같은 곳이라 생각한다. 제주에 살고 있는 한 제주에 관련한 이야기들 더 많이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슬'은 제주에서 먼저 3월 1일 개봉하고, 3주 후 서울과 다른 지역에서 관객들과 공식적 첫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서울 중심의 관행적인 배급방식과는 정반대인 행보다. 감독은 "제주 4ㆍ3은 아직 그들의 삶 안에 선명히 살아있는 아픔이기에, 이름 없이 떠난 이들에게 제사를 지내듯 가장 먼저 영화를 올리고 싶은 마음에 제주에서 개봉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주 사람들의 해학을 담은 '어이그 저 귓것'(2009), '뽕똘'(2009) 등의 작품은 각각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전주국제영화제 무비꼴라쥬상을 받기도 했다. 또 2011년에는 제주의 한과 역사를 담은 '이어도'를 선보여 호평 받았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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