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정책협의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하기로 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25일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당선인이 정책협의대표단을 조만간 미국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방미 시기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책협의대표단은 이 원내대표가 단장이고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과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이정민 홍용표 전문위원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중국에 간 특사단은 단장인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조원진ㆍ심윤조 의원 등이 포함됐다.
중국에 정치통을 보냈다면 미국엔 정책통을 보내는 셈이다. 미국이 원내대표(floor leader)가 정당을 이끄는 정치 구조인 점도 이 원내대표가 이번에 단장을 맡게 된 한 배경이란 얘기가 나왔다.
박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는 당선인의 외교철학을 잘 알고,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도 잘 이해하고 있다" 고 말했다. 특사 대신 정책협의대표단이란 명칭을 쓴 것도 눈에 띈다. 특히 박 대변인은 언론에 "특사 파견이란 용어를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대표단은 단순히 당선인 친서를 전달하는 특사 형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 간의 정책협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ㆍ대북ㆍ외교ㆍ국제정치 등 전반적인 것을 논의할 것이며, 정책의 줄거리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표단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미 공조 방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책 사안들을 놓고 미국 정부측과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에 가장 먼저 특사를 보낸 데 이어 미국에는 특사도 아닌 정책협의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을 두고 '박 당선인 외교 전략의 변화가 읽힌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미국은 공식 특사 파견 요청을 하지 않고 외교정책 협의를 위한 실무진 파견을 요청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특사를 파견할지 여부에 대해 박 대변인은 "일방적으로 우리가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며, 요청이 있고 필요성이 있을 때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특사 형태는 아니지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를 면담했다는 점에서 추가 특사 파견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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