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병원비가 많이 비싸다고 하는데, 내레 위암 수술 받을 돈이 없습네다.”, “걱정마세요. 직장이 있어도 의료급여 1종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나 새조위(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같은 민간단체에서도 지원합니다. 일단 병원에 가서 진찰부터 받으세요.”
한국의 의료체계를 잘 모르는 북한이탈주민 리홍단씨는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병원에 가길 망설인다. 청단이 나타나 의료비 지원 서비스와 의료 상담실을 소개해 주자 그제서야 걱정을 털어내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생 손경주씨가 동료와 만든 UCC ‘리홍단씨의 의료서비스 탐방기’에 담긴 내용이다. 만화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동영상은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주최한 ‘소비자교육콘텐츠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았다.
손씨는 북한 선교와 관련한 석사논문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에 관심을갖게 됐다. 자료를 수집하면서 북한이탈주민 지원 의료 체계가 잘 갖춰져 있음에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손씨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무상의료 체계지만 실제론 환자들이 뒷돈을 많이 주고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며 “그래서 북한이탈주민들은 ‘한국의 의료비가 비쌀 것이다’, ‘병원에 가도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을지 모르니 일단 참아보자’는 식으로 버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씨가 UCC를 만들며 바랐던 건 이들이 잘 갖춰진 지원 서비스를 통해 더 이상 아픔을 참지 않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기관인 하나원에서 조차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이제라도 하나원을 통해 이런 좋은 서비스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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