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환율 영향으로 수출차량 가격인상을 추진 중이다. 일본차들은 엔저(低)로 가격인하여력이 생긴 반면, 우리나라는 원고(高) 때문에 오히려 가격을 올려야 할 상황이어서 그만큼 수출 및 현지시장경쟁에 고전이 예상된다.
기아차는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총 271만 9,500대를 팔았으며, 매출 47조2,429억원에 영업이익 3조5,223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7% 개선되는 데 그쳤다.
특히 엔저가 본격화한 4분기부터는 실적후퇴가 뚜렷했다. 71만대를 판매해 매출(11조 2,770억원)은 2.9% 늘었지만, 영업이익(4,042억원)은 51%나 급감했다. 작년 11월 발생한 연비파동도 실적 후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우정 기아자동차 재무관리 실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작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해외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값 받기'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면서도 "수출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기아차측은 연비파동에 따른 보상충당금 적립이 영업이익을 1.8%포인트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를 환산할 경우 약 2,000억원 정도의 보상금을 쌓아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전날 현대차가 2,400억원을 적립했다고 밝힌 것을 더하면, 양 사가 북미 연비 사태 보상 충당금으로 설정한 금액은 총 4,400억원이 된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1% 많은 275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생산분 160만대 중 48만대를 국내에 판매하고 112만대는 수출로 판매할 계획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57만대, 중국에서 50만대를 판매해 각각 2.2%, 4%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박주희 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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