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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40년 후 지구촌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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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40년 후 지구촌 모습은…

입력
2013.01.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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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배출량 계속 늘고 지구 온난화로 재난 확대2040년 81억명 인구 정점중국, 사막화 등 환경 문제 곤욕자연 에너지가 전력 공급의 절반

성장지상주의가 지구에 가져올 재앙을 다룬 연구보고서들이 숱하게 많지만 1972년 로마클럽이 발표한 만큼 포괄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책은 드물다. 화석연료 남용과 기후변화, 급속한 산업화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 책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유다.

당시 MIT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으며 2년여에 걸쳐 이 보고서 작업에 참여했던 요르겐 랜더스(68) 노르웨이 경영대학원 교수는 작업 이후 소비지상주의가 지구를 어떻게 망치는지 경고하는 정책분석가의 길을 걷게 된다. 대학에서 기후변화정책 관련 강의를 하면서 세계자연보호기금 부국장을 지냈고 노르웨이 저온실가스배출위원장도 맡았다.

는 지난해 그가 세계 각국의 여러 분야 전문가들에게 앞으로 40년 뒤, 그러니까 2052년까지 틀림없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 일들에 대해 써주도록 하고 받은 글을 편집한 책이다. 와 관심 영역은 겹치지만 100년 뒤를 내다 본 그 보고서보다 예측 기간을 더 짧게 잡았고 무엇보다 이후 40년 동안 인류의 대응과 세계의 변화를 반영했다. 그만큼 신뢰할만한 자료인 셈이다.

랜더스와 여러 전문가들이 공유하는 글로벌 예측의 큰 주제들은 이런 것들이다. 인구와 소비는 어떻게 바뀌어서 세상에 어떤 영향을 줄까,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에 변화는 있을까, 식량은 충분한가 등이다. 우선 눈길 가는 것은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은 이미 충분히 감지되고 있고 그 때문에 배출 규제를 위한 국제 논의를 시작한 지도 오래이지만 실질적으로 얻은 성과는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배출량 감소가 2015년 무렵 부유한 나라에서 먼저 시작해 2030년에는 중국, 그리고 10년 뒤에는 신흥대국이 동참할 것으로 내다본다. 선진국들의 구체적인 감축 노력이 시작되더라도 산업화 지역의 경제수준을 따라잡으려고 개도국들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전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주요국 대부분이 배출량 규제에 동참하는 2052년에도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보다 40%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안에 묶어두자는 목표는 지키지 못할 것이며 이에 따른 재난은 물론 지금보다 심해질 것이다.

책에 따르면 도시화의 확산으로 출산율 감소 추세는 세계 각국으로 더욱 확대된다. 선진국은 2015년께 전체 인구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중국 역시 2020년쯤부터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세계 인구는 2040년 직후 81억명이 정점이다. 40년 뒤에 식량생산량은 지금보다 약 50% 늘어난다. 그렇다고 기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기아에 허덕이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게 된다. 장밋빛처럼 보이는 이런 전망에도 그늘은 있다. 식량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슈와 함께 책은 주요 지역ㆍ국가의 향후 전망도 다룬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미국의 2.5배에 이르게 되는 중국은 내륙 사막화와 물 부족 등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골몰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오랜 정체를 경험할 것이며 태양광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전력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저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국가와 개인이 해야 할 일들을 몇 마디 일러두며 책을 끝맺는다. 그 가운데 개인이 할 일 20가지는 접근법이 신선하다. 소득보다 만족도에 삶의 초점을 맞추라거나 모든 성장이 좋은 것이라고 믿지 말라는 조언은 이 책에 깔린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어차피 도시화가 대세가 될 것이므로 교외의 삶을 꿈꾸지 말고 아파트와 친해지라거나, 전자기술의 발달이 앞으로도 거침 없을 것이므로 그런 것들을 갖고 놀거나 투자에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어차피 인간은 야생을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제거해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벌판을 사랑하도록 가르치지 말라거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좋아한다면 바로 지금 즐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반어법이 인상적이다.

"2100년이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지속가능한 세상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면서도 세계는 "21세기의 후반기에는 심각한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본다. 진부한 진리처럼 되고 말았지만 중요한 것은 역시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점을 이 책이 다시 일깨워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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