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괴롭힘 당하는 친구를 왜 지켜만 봤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괴롭힘 당하는 친구를 왜 지켜만 봤니"

입력
2013.01.25 11:10
0 0

의 작가 김중미씨의 첫 청소년 소설집이다. 표제작 '조커와 나'는 듀센형 근이영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중학생 정우와 우연치 않게 정우의 학교생활을 돕게 된 선규, 그리고 정우를 괴롭히는 또래들의 삼각관계를 통해 학교 폭력의 원인과 문제점을 들춰본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 나오는 악당 조커와 외모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거나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조커'라는 별명이 붙은 조혁은 몸이 불편한 정우의 학용품이나 게임기를 제 것처럼 빼앗아 쓴다. 정우를 괴롭히는 모습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선규는 정우의 도우미를 자처하며 돕지만 얼마 후 정우는 합병증으로 하늘나라로 떠난다.

선규의 회상과 정우의 일기가 교차하며 사건의 시점을 다양하게 구성한 이 소설은 어느 순간 조혁이 지닌 아픈 과거를 드러내며 전기를 맞는다. 각자의 아픔이 지닌 무게 때문에 지르는 아이들의 비명에 어른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반응한다. 초등학교 때 단짝이었던 선규와 조혁의 관계가 왜 틀어지게 됐는지, 그리고 시간이 훌쩍 흐른 후 어른이 된 선규와 조혁이 정우의 묘를 찾아가면서 옛일을 되새기는 모습이 과장되지 않게 그려져 있다.

작가는 "예나 지금이나 학교 폭력은 모든 이들의 묵인과 방조를 통해 유지된다"며 "몇 사람의 용기가 폭력의 고리를 당장 끊을 수는 없을지언정 언젠가는 바뀌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는다.

곪아터진 학교 문제와 학교 폭력을 조명한 '불편한 진실',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이야기 '주먹은 거짓말이다'와 용산 문제를 떠올리게 하는 시장 재개발 문제를 다룬 '꿈을 지키는 카메라', 오랜 따돌림을 당해 온 단짝의 죽음을 지켜본 아이의 고통을 담은 '내게도 날개가 있었다' 등 4편의 소설이 함께 실려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