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KBLㆍ총재 한선교)이 영세 에이전트 업체를 통해 대형 카드사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뒤 수수료를 주지 않고 발뺌하다 소송에서 져 거액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 김현미)는 24일 에이전트 업체 ㈜시티아이가 한국농구연맹을 상대로 낸 광고대행 수수료 청구소송에서 "2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국농구연맹이 시티아이를 통해 스폰서 계약을 맺은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시티아이 측이 연맹 측과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등은 과실로 보고 배상 책임을 일부 제한했다.
한국농구연맹은 2011년 10월 시티아이를 통해 KB국민카드와 2011~2012 프로농구 정규시즌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었으나 "직접 계약"이라며 계약금 30억원의 15%에 해당하는 수수료 지급을 거부했다. 타이틀 스폰서는 경기 명칭에 업체의 브랜드명을 넣는 대가로 대회 운영경비 일부를 제공한다. 한국농구연맹은 2012~2013 시즌에도 KB국민카드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시티아이 유동근(56) 대표는 "한국농구연맹 전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에이전트 업무를 맡아 스폰서 유치를 주도했으나, 연맹이 전임 총재 측근이던 전 사무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광고업체와 담합해 중개 수수료를 허위 산정한 뒤 빼돌리려 한다'며 수수료를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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