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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도지사' 김문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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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도지사' 김문수의 침묵

입력
2013.01.2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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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는 '택시 도지사'로 유명하다.

2009년 1월 수원에서 첫 택시 운전대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추석 37번째 운전을 할 때까지 32개 시군에 걸쳐 무려 4,158km를 뛰었다. 한나라당 경선을 앞둔 지난해에는 2차례나 서울까지 진출해 서울시민과의 대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 지사는 택시 운행을 할 때마다 기사들을 모아놓고 고충을 경청했다. 손님들과의 대화도 빼놓지 않았다. 김문수가 누군지 모르는 손님과의 대화 내용도 그대로 인터넷 방송으로 내보내 '소탈한 김문수'라는 이미지도 구축했다.

김 지사는 당시 트위터 등을 통해 "택시기사의 급여는 2009년 기준 1,260만원에 불과해 버스기사의 3,000만원 수준에 못 미친다"며 "남들 잘 때 못 자고 일하는 분들을 기억하는 우리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사들을 위로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장학금 지급, 임대주택 우선권 부여 등의 지원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던 김 지사가 택시법 논란이 한창인 지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경기도 대변인도 "택시법 논란이 첨예해 입장 정리를 못했다"고 밝혔다. 대선 때부터 불거진 택시법에 대해 지금까지 입장정리가 안 됐다는 것은 그의 택시 운행 경력으로 볼 때 고개를 갸웃거릴 일이다. 물론 도지사로서 재정부담을 우려하는 것은 십분 이해한다. 가용재원 부족으로 허덕이는 경기도만 해도 법 통과 시 수 백억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그렇더라도 '택시 도지사'로서 의견 표명이 없다는 것은 진실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재원이 없다고 해서 지원의 필요성까지 부인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택시법이 필요하다면 이해를 구하면 되고 아니면 소신을 밝히면 된다. 도내 4만5,800여명의 택시기사들은 어쩌면 실상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김 지사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김 지사는 이번 설 때 38번째 민생택시에 나설 것을 검토 중이다. 그 자리에서는 택시 도지사로서 택시법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를 기대해본다.

사회부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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