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ㆍ랭킹2위)가 핑크 빛에 흠뻑 물들었다.
2년 전 결혼한 미르카 바브리넥(35)과의 신혼 단꿈이 아니다. 페더러는 2013 호주오픈테니스에서 핑크 빛깔이 가미된 신발과 셔츠, 머리 띠를 착용한 후 준결승까지 안착해 통산 5번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페더러는 낮 경기로 열린 1라운드에선 흰색 바탕에 흰색 끈을 맨 나이키 신발을 신었으나 2라운드 야간경기부터 검정색 바탕에 핑크 빛이 조화를 이룬 운동화를 신고 코트를 누볐다. 셔츠도 회색바탕에 목 부분 지퍼에만 핑크색깔로 '살짝' 물들였고 머리띠도 검정색 바탕이지만 후원사인 나이키 로고는 핑크 빛으로 도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중들은 페더러의 경기가 주로 야간에 열려 핑크 색깔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였다는 반응이다. 페더러의 페이스북에는"센스 감각이 특출 나다" "황제의 자신감 표출이다" "나도 같은 신발을 구입하겠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실제 후원사들은 전속 계약 선수들에게 낮 경기보다 야간경기 황금 시간대에 맞춰 신상품 신발을 신도록 마케팅을 펼친다. 관중들의 집중도가 훨씬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페더러와 나이키는 호주오픈에 앞서 페이스북과 홈피를 통해 페더러가 노란, 검정, 청색, 오렌지 중에서 어떤 색깔의 신발을 신었으면 좋겠느냐는 설문을 거쳤다고 밝혔다.
페더러는 지난 17일 전 세계랭킹 1위 짐 쿠리어(43ㆍ미국)와의 대화에서 "빨강, 청색, 검정, 흰색에서 바꿀 때도 되지 않았느냐. 핑크 빛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팬들도 좋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년 전에 핑크 빛 셔츠를 입었다. 그때처럼 술술 풀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서브로 이름 높은 이보 카를로비치(34ㆍ크로아티아ㆍ103위)는 자신의 트위터에 "메이저 타이틀을 17번이나 차지한 대 스타의 신발 색깔 치고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나는 페더러가 와이프 미르카의 신발을 신고 나온 것이 아닌가 착각했다"고 농을 던졌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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