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부실을 지적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관련해 국무총리실이 23일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검증 계획을 밝히자 양건 감사원장은 "검증은 대단히 심각한 사태"라고 말했다.
감사원이 4대강의 수문 및 보 공사 등에 문제점이 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반박하며 정부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진 데 이어 총리실과 감사원 사이에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양 원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 현안 보고에서 4대강 사업을 검증하겠다는 국무총리실의 발표에 대해 "대단히 심각한 사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 후에 정부가 사후 검증한 사례가 있느냐"는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의 질문에 "그런 사례를 들은 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원장은 "만약 총리실이 조사하고 감사원이 조사 대상이 된다는 내용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검증의) 수용 여부는 구체적 내용이 확정된 뒤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4대강 감사 결과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정부 전체에 상당히 부담을 주는 감사 결과였기 때문에 저 역시 심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감사는 사실에 기초해 엄정하게, 충실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 4대강 감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총체적 부실'은 언론에서 표현한 것으로 감사원 결과보고서에는 전혀 그런 표현이 없다"면서 "총체적 부실이라거나 별 문제가 아니라거나 둘 다 올바른 평가는 아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늑장감사, 총리실 검증 등에 대한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요구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양심껏 감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감사원의 지적 사항은 충분히 보완 가능한 사항"이라며 "총리실이 중심이 되어 다시 한번 철저한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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