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수비수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 든다. 때론 엔드 라인에 살짝 거칠 정도로 정교하게 떨어진다. '뱀'처럼 흔들리는 스파이크 서브에 상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로공사의 용병 니콜 포셋(27ㆍ미국)의 스파이크 서브가 꼭 그랬다. 니콜은 4개 연속 서브에이스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서브쇼'의 진면목을 뽐냈다.
니콜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V리그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에서 최다 연속 서브에이스 기록을 포함해 30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을 3-0(25-19 25-12 25-21)으로 완파하는데 앞장섰다. 7개로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를 타이기록을 작성하기도 한 니콜은 62.16%의 고감도 공격성공률을 뽐내기도 했다. 이날 서브에이스 7개를 더한 니콜은 서브 부문에서도 38개로 1위를 달렸다.
2세트 20-12로 도로공사가 여유 있게 앞선 상황에서 신기록이 나왔다. 니콜은 상대 레프트 이진화와 리베로 김혜진 사이를 겨냥했다. 이진화가 2개의 서브를 받지 못하자 흥국생명은 박성희로 교체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니콜의 세 번째 강서브가 바뀐 선수에게 날아갔지만 박성희조차 서브 리시브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서브 리시브가 가장 빼어나다는 김혜진에게 향했고, 이마저 서브에이스로 연결되며 대기록이 작성됐다. 종전 기록은 3개로 곽유화(도로공사) 등이 성공시킨 바 있다.
강력한 '대포'로 상대의 기를 꺾은 니콜은 3세트에도 10점을 올리면서 3-0 완승을 마무리했다. '주한미군의 딸'로 알려진 니콜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그는 503점으로 득점 순위 1위로 뛰어올랐고, 공격종합에서도 50.75%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서브퀸' 니콜의 가세로 서브가 더욱 강력해진 도로공사는 18경기에서 무려 143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확실한 팀 컬러를 드러내고 있다. 11승(7패)째를 챙긴 도로공사는 승점31로 2위 GS칼텍스(승점34)와의 승점 차를 좁혔다.
니콜은 "1세트에 생각이 많아서 서브 범실이 많았는데 긴장을 풀고 힘을 빼니 서브가 잘 넘어갔다. 욕심을 버리니 서브가 잘 들어가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도 기록이 쏟아졌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는 155분을 기록, 역대 최장경기시간(종전 151분)을 갈아치웠다.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0 18-25 29-31 36-34 15-11)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사령탑 교체 이후 3연패 늪에 빠졌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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