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동식 판사는 23일 미국 뉴저지주 아파트 매매대금 13억원을 불법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38)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직 대통령의 딸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송금 사실을 숨기기 위해 법을 위반하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미신고 거래에 대한 처벌이 완화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는 표적수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정연씨를 미국 아파트 구매 중도금 명목으로 13억원을 미국 영주권자인 경연희(43)씨에게 보내면서 환치기 수법을 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경씨를 같은 혐의로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하고, 정연씨에게 13억원을 제공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딸을 기소하는 점 등을 감안해 입건유예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선고 직후 "구형량인 징역 6월보다 낮은 집행유예가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항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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