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쪽이 안 되는 소설 한 권도 1만5,000원이나 한다. 책값이 하루가 다르다. 지난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물가상승률의 두 배가 넘는다. 전부는 아니지만, 온라인서점들의 무차별 할인판매에 그 원인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할인판매가 상습화하다 보니 출판사들이 그것을 감안해 책값을 올리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물론 도서정가제가 있지만 신간(발행일로부터 18개월까지)은 최대 19%까지, 나머지는 무제한 할인판매를 허용하는 바람에 유명무실하다. 왜곡된 출판유통구조를 바로잡고, 책값의 거품을 빼고, 다양한 출판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의 정착이 시급하다. 그러나 매번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온라인서점들의 반발로 무위에 그쳤다.
이번에도 똑같다. 9일 국회에서 발의된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대표적 온라인서점인 알라딘은 공개적으로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도서정가제 확대가 책 판매와 저자의 인세를 감소시키고,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며, 동네서점을 죽인다는 이유를 댄다. 그 주장대로라면 출판사들이 이런 알라딘에 도서공급 중단까지 선언하면서 법안개정 운동에 적극 나설 이유가 전혀 없다. 억지도 이만저만 아니다.
독자들 입장에도 지금의 과다한 도서할인 경쟁을 좋아만 할 일이 아니다. 그만큼 책값이 부풀려지고, 결과적으로 그 부담을 독자가 떠안게 된다.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출판사들도 바뀌어야 한다. 화려한 포장이나 과잉 광고로 책값에 거품을 부풀리기보다는 제 값을 주고 사더라도 부담이 적은 문고판 등 양질의 저가도서들을 적극적으로 내놓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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