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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의 100년 恨' 직류 송전기술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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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의 100년 恨' 직류 송전기술 부활

입력
2013.01.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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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두 명의 과학자가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한 명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다른 한명은 세르비아계 천재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였다.

이들이 주목한 기술은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을 가정이나 공장 같은 사용자에게 보내는 송전 시스템이었다. 백열전구 상업화에 성공하며 이미 경영자로서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 에디슨은 자신이 세계 최초로 고안한 '직류(DC)'의 송전 기술을 선보였고, 테슬라는 '교류(AC)' 시스템으로 맞섰다.

결과는 테슬라의 완승이었다. 에디슨의 직류방식은 전기를 가정에 직접 전달한다는 점에서 대용량 송전에 유리했지만, 안정성이 걸림돌이었다. 선로 길이가 길어질수록 전압 변동폭이 커져 송전 효율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교류는 변압기만 있으면 언제라도 원하는 전압을 손쉽게 얻을 수 있어 보내는 거리에 구애 받지 않았다.

에디슨이 고압의 교류로 코끼리를 죽이는 공개 실험을 하는 등 교류방식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했으나 소용없었다. 대중은 값싸고 편리한 교류를 선호했고, 교류는 20세기 송전시스템의 국제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영원한 표준은 없는 법. 직류가 21세기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덕분인데, 100년만에 에디슨의 한을 풀어준 셈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고압의 교류전력을 전력 변환기를 이용해 효율성 높은 직류전력으로 바꿔 송전하는 방식. 기존 직류 시스템의 골칫거리였던 전력손실 문제를 말끔히 해소해 원거리 및 대용량 송전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HVDC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붐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이나 중국 인도 등 장거리 송전 국가들에서 HVDC 보급이 늘고 있는 것. 한국전력 관계자는 "유럽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프로젝트에도 HVDC 시스템이 적용되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며 "시장규모도 현재 4조원대에서 2020년까지 75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HVDC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HVDC 기술개발에 가장 앞선 업체는 LS산전과 효성. 현재 HVDC의 핵심 기술은 스웨덴의 ABB,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사가 장악하고 있어, 두 업체는 기술이전에 매달려왔다.

먼저 웃은 쪽은 LS산전이다. LS산전은 23일 한전이 HVDC 국산화를 위해 알스톰과 합작해 만든 조인트벤처(KAPES)의 기술 이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LS산전은 향후 KAPES가 발주할 전류형 HVDC의 주요설비를 알스톰과 함께 제작해 공급하게 된다.

하지만 효성이 비관적 상황만은 아니다. 효성은 HVDC의 기술 기반인 스태콤(STATCOM) 기술을 자체 개발했고, 정부로부터 '전압형 HVDC 연계기술' 국책과제 개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압형 HVDC의 경우 최근에야 상용화가 시작돼 국내 업체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며 "LS산전과 효성의 경쟁구도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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